관계 (關係) Relation, 현전 (現前) Opening Up (1970 - 1980)

작품이 만들어 질 때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소재가 결정될 때 이미 완성된 것과도 같다. 소재는 나에게 있어 연속적인 시간의 두께임과 동시에 공간의 실마리로서 존재하고 있다. 소재는 시각적 요소는 물론 그 이상으로 촉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때에 따라 냄새를 생성하는 요인까지도 내게 중요한 것은 소재와 관계하는 것과 관계하는 방법이다. 나와 소재라는 대치 관계의 내부에서만 작품이 성립된다는 것을 넘어 소재의 주변에 머물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과 함께 소재(물질)라는 존재의 단편 안에 머무르는 예술인 조각은 보이는 이로 하여금 또 다른 전개의 가능성을 환기 시킬 수 있어야 한다.